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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프제주 워케이션을 다녀와서 - 4일차

워케이션 4일 차는 제주에서의 평일을 무사히 마치고 딱 중반에 이르러 맞이하는 주말에 대한 것이었다. 일과에서 벗어나 싱글의 자유로움을 만끽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4일 차의 기록을 찾아보니, 다시 정리할 필요도 없을 듯하여 그대로 옮겨 본다. 4일 차는 그렇게 마음껏 제주도를 나만의 방식으로 누렸던 것 같다. 일주일의 워케이션 여정의 한가운데에 들어왔다. 극, 소설로 치면 클라이맥스로 치닫기 전야이다. 여유 있는 토요일이라. 조금 늦게 일어났다. 40대 독신남의 여유랄까. 어제는 새벽에 제대로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중국음식을 배달해 먹었던 나머지 너무 짰었나 보다. 한밤 중 목이 말라 편의점에서 사 온 1리터짜리 시원한 커피를 벌컥벌컥 마셨더니. 엄청난 각성이 되는 바람에, 그래서 우연하게 알게 된 ..

원루프제주 워케이션을 다녀와서 - 3일차

3일 차쯤 되니 내가 워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점차 무뎌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여느 때와 다른 평범한 일상을 제주에서 맞이하였고, 그 자체에 익숙해진 듯하다. 원래 하던 아침의 루틴은 상상으로 대체하고, 대신 좀 더 향상된 루틴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다음 워케이션에서는 어떻게 할지 대비책도 세워가면서 말이다. 확실히 제주는 자차를 이용하는 것이 힘들어 수반할 수 있는 짐이 한정되어 있다.(참고로 수화물 짐이 15키로 이상이면 추가 운임을 부담해야 한다.) 매트는 가볍지만 부피가 커서 가지고 다니는 건 좀 어렵지 않나 싶다. 아직까지 답이 명확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일상이 깨지는 것은 부담스럽기는 하므로 답을 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색 다르지만 평범한 일상이 유..

원루프제주 워케이션을 다녀와서 - 2일차

사실 이 글에 앞서 원루프제주에서의 워케이션 일상을 하루하루 실시간으로 기록한 버전이 따로 있다. 시시각각 새롭게 경험하는 것들과 거기서 피어오르는 감정들에 대해 놓치고 싶지 않았고, 생각나는 것들을 정제되지 않은 내용으로 채워나갔다. 다만 그렇게 적고 나니 그것을 있는 그대로 올리는데 주저함이 있었다. 그 내용을 품고 묵혀 뒤늦게 따라오는 자각까지 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시작하는 오늘 2일 차의 내용을 작성하며, 그 당시에 작성했던 1일과 2일 차의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실시간의 가벼움과 당시의 즐겁고 설레는 기분이 깃들어있었다. 원루프의 가이드를 제대로 숙지 안한 상태에서 처음 원루프제주 숙소에 당도해 10여 분간 디지털 원격 보안문 앞에서 서성이며 '키링'을 설치해야 했던 상황부..

원루프제주 워케이션을 다녀와서 - 1일차

원루프랩 제주를 통해 워케이션을 다녀온 뒤로 2주 정도 지난 것 같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일주일. 이번 워케이션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는 많은 경험을 했고 더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워케이션을 좀 더 큰 틀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그 틀의 크기만큼 쌓인 경험과 감정을 어떻게 정리하고 풀어낼 것인가 하는 고민이 뒤따랐고 이로 인해 스스로 예정했던 워케이션에 대한 감회를 정리하고 쏟아내기까지 다소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는 동안 집 근처에 마련한 나의 업무용 작업실은 완성이 되었고, 이제 그곳으로 매일매일 출근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서야 돌이켜 음미를 해본다. 내가 택한 길로 인한 여정의 변화를... 제주워케이션은 나에게 잠시 잠깐 완전히 새로운 삶을 선사해주었..

1월 타임라인 정리

새해부터 워케이셔너가 되기로 마음 먹은 직후 코로나로 자가격리 기간이 있은 뒤, 이후 1월 나머지 기간의 족적을 확인해보았다. 대략, 20여일 간 돌아다녔는데, 지도를 보니 체감이 된다. 그동안 회사와 집만 오가던 타임라인에서 갑자기 활동 반경이 넓어지니 지도 전체가 펼쳐지고 곳곳에 내가 다닌 영역이 펼쳐진다. 디어먼데이 통영 워케이션을 시작으로, 쏠비치 삼척, 안면도 호반. 이렇게 주요 거점을 돌아다니면서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3박 4일로 다니며, 그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깊이 살펴보았던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로컬들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는 지역이 있으면 들러서 그 지역 특산품을 구매하거나 지역 역사나 문화를 찬찬히 돌아보고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세상을 바..

'부산형 워케이션' 판도 변화의 서막?

2023.02.12 - [워케이션에 진심인 편] - 1월 타임라인 정리 2023.01.14 - [워케이션에 진심인 편/플렉스웍] - 통영 워케이션을 다녀온 다음날 2023.01.26 - [워케이션에 진심인 편] - 삼척쏠비치 워케이션 1일 차 2023.01.28 - [워케이션에 진심인 편] - 삼척쏠비치 워케이션 2일 차 새해벽두 리모트프리워커를 선언한 이래 1월이 훌쩍 지나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워케이션에 발을 들이면서 갑자기 많이 바빠지고 활동 반경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플렉스웍x디어먼데이 통영에서의 워케이션을 시작으로 워케이션의 매력을 제대로 만끽한 이후로, 워케이션이 가지는 의미와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면서,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찾아다녔다. 삼척 쏠비치에서 셀프 워케이션을 시도해봤다가..

여운이 가시기 전에

머릿속을 휘젓던 생각들을 잡아 글로 펼쳐내어 저장하려는 순간 하얘지고 만다. 마치 에디터의 하얀색 배경 마냥. 파동 혹은 에너지로 존재하던 뭔가를 주어 담아 입자형태로 만들려고 하니 그 에너지가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는 격이다. 결국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다 보니 내 예상과는 전혀 딴판인 생각 그림이 그려졌다. 신기하다. 레이아웃이라도 한번 그려보자. 의식의 흐름대로 가려다가 이내 마음을 다 잡는다. 하지만 이도 잠시 그 아래에는 직전에 먼저 생각을 옮긴 글이 남아 있다. 그리고 이 글은 또다시 두세 개의 버전으로 쪼개진다. 생각은 잔상을 덮어버린다. 그나마 요즘 블로그 에디터는 임시저장이라는 기능이라도 있어서 그 순간의 생각을 잡아둬 주니 그나마 낫다. 옛날에 원고지에 생각을 글로 옳기던 작가들은 ..

삼척쏠비치 워케이션 2일차

2박 3일 중 2일째. 워케이션이라고 이름 붙이고 온전히 보낸 하루였다. 그 결과는? 이름만 붙인다고 워케이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몰랐다. 나는 체험도 하기 전에 워케이션에 '답정너'를 붙였다. 몇 가지 허들이 존재하지만 나름 워케이션에 대한 철학을 견지한 상태에서 직·간접적인 워케이션 경험으로 자신감이 뿜뿜이었던지라, 결국엔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다. 1일차 새벽에 있었던 개발환경 장애 에피소드 등은 드라마틱한 전개와 더불어 워케이션 스토리텔링에 좋은 소재가 될 수도 있으리라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회한과 눈물이 서리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약간의 열패감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득 찼다. 결과적으로 일은 열심히 했지만, 완전한 몰입은 불가능했으며, 성취에 따른 기대감보다는..

삼척쏠비치 워케이션 1일차

새해벽두에 리모트프리워커를 선언 한 이래 줄곧 어깨를 누르는 부담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오랫동안 미뤄 둔 가족과의 단란한 여행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도 있었겠지만, 새해를 맞이함과 동시에 코로나도 함께 맞이하여 연초부터 자가격리를 치르며 일주일을 집에서 칩거할 수 밖에 없었다. 격리가 끝난 이후로는 예정되어 있던 워케이션 체험에 임하느라 가족과 떨어져 홀로 워케이션을 다녀오게 되었고, 이후로는 집 근처에 새로 구한 작업실도 정비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야 했다. 거기에 리모트워커로서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고, 기존에 하던 일도 그와 연결되어 있었기에 계속해서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그리하여 한 달 전쯤 부터 잡아 놓았던 여행을 행하기까지는 계속되는 심적 갈등이 있었고 어떻게 풀지..

통영 워케이션을 다녀온 다음날

토요일 이른 아침 눈을 떠 거실을 향했다. 커튼을 젖히니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안개가 살포시 내려앉은 바깥 풍경을 보자니 주말 휴일의 포근함이 느껴진다. 그와 동시에 긴 잠에서 깬 듯한 느낌을 받는다. 지난 3일 동안 긴긴 꿈을 꾼 것이 아닐까 잠깐 생각해 본다. 다시 익숙한 일상... 하지만 예전처럼 지겹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 집이 최고구나" 싶다. 집이 주는 안락함이 더 와닿는 듯하다. 그제야 꿈같았던 지난 3일을 돌아본다. 그렇다 나는 플렉스웍과 디어먼데이에서 제공한 로컬스티치 통영워케이션을 2박 3일로 다녀왔다. 우연한 기회에 참여 중이던 플렉스웍 단톡방에서 익숙한 상호명과 함께 워케이션 신청자를 받는다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고, 간절한 마음으로 신청한 것이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