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에 진심인 편

남해바다 워케이션 첫인상.

데브마이너 2023. 7. 6. 01:12

 

전 날만 해도 폭우로 인한 비 피해 소식이 뉴스를 장식했는데, 걱정과 다르게 출발 당일날 아침은 맑고 화창했다. 아침부터 더운 열기가 느껴졌지만, 불쾌한 느낌이 아니었다

 

 

남해바다 워케이션을 마음 속에 품은지 10개월 째.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남해바다 워케이션을 떠나게 되었다.

12시 정각에 집을 나섰다. 사무실에 들러 잠깐 일을 보고, 출발한 시각은 오후 1시. 평일 오후의 도로는 한산했다. 오랫만에 차로 이동하는 장거리 여행. 통영 이후로 오랫만인 것 같다.

 

 

남쪽 지역을 향해 내려갈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공기의 때깔이 점점 달라진다. 짙어지고 푸르러진다고 해야할까?

드디어 낯익은 지명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남해에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통영 워케이션을 시작으로 삼척 셀프 워케이션, 부산 워케이션, 제주 워케이션 등 여러 워케이션을 경험해왔는데 어쩌면 이 날의 경험을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내적 친밀감을 가지고 있던 분들과 조우하여 장장 15일이라는 일정을 함께 하는 워케이션이기 때문이리라.

 

상상으로 그리고 가끔 꿈에 나오던 곳을 이제 직접 간다니 설레임은 당연했고, 전날 새벽 3시까지 잠을 못이뤘던 사실은 이를 방증하는 듯 하다.

 

그렇게 도착한 이곳, 상상 혹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존 워케이션과는 다른 느낌이다. 

 

예를 들자면 눈 앞에 펼쳐진 옥 빛 바다는 바닷 속이 훤히 보일정도로 투명하고 맑다. 그리고 잔잔한 파도는 하루종일 ASMR이다.

업무집중을 위해 잠깐씩 유튜브에서 파도소리와 같은 백색소음을 찾아서 틀어놓곤 했는데 지금은 그야말로 라이브 실황이다. 그 잔잔한 파도 소리가 하루종일 들리고 나도 모른채 나와 마주하며 업무에 집중한 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간을 보낸다.

 

이런 감성은 기존에 워케이션의 환경이 갖추고 있던 세련된 업무 인프라와 환경과는 다른 느낌의 것이었다.

 

남해섬, 바다, 게스트하우스. 그저 존재하는 것은 그게 다인 것 같은데 날 것의 생동감이 느껴진다. 창조한다고 해야할까? 이미 만들어진 채 자태를 뽐내며 "저를 찍어서 멀리 퍼뜨려주세요"라고 직설적으로 꼬시는 인스타 감성과는 사뭇 다르다. 나의 시선으로 풍광을 새롭게 요리하고 다채롭게 즐긴다. 이방인으로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나도 그 속에 녹아든다.

 

나중에 이것은 서버가 고도로 정교화게 만들어진 연출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거기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행사하는 존재감 같은 위엄과 당당함도 살짝 느껴지고...

 

그것이 남해바다 워케이션의 첫인상이었다.